약한 연결의 강한 힘

[황성진의 소셜이야기] 먼저 아낌없이 주라

광개토황 2018. 2. 19. 17:18




가끔 어떤 SNS 유저들 중에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 툴을 쓰다 보면 도통 사람들이 내 이야기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 글에는 ‘좋아요’도 많이 누르고 댓글도 많이 달리는 것 같은데... 제 글에는 그런 게 별로 없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이런 느낌이 든다면, 이러한 상대적인 허전함이 당신에게만 있는 것은 아님을 기억하기 바란다.

 

그런 사람들에게 나는 흔히 ‘거울의 법칙’을 이야기 하곤 한다. 요점은, 모든 관계의 깊음 속에는 언제나 ‘내가 먼저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원칙이 적용된다는 거다. 거울이 먼저 웃어주지는 않는다. 내가 먼저 웃어야 거울이 웃는다. 뮤지컬 "인어 공주"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사랑은 내가 먼저 주는 것’. 그러므로, 만약, 소셜속에서 누군가의 관심에 목말라 하고 있다면 자신이 받고자 하는 그 관심을 먼저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사람은 자신에게 호감을 표현하고 자신의 말을 잘 들어 주는 사람을 편안하게 생각한다. 비록 온라인상이긴 하지만 먼저 웃고, 사랑하고, 감사하자! 그런 우리의 진심어린 태도는 다른 이들을 감동하게 하고 우리의 이야기들에 호응하게 할 것이다. 상대가 나에게 해주기 바라는 것을 내가 먼저 다가가서 해주는 겸손과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소셜을 통해서 관계의 다양성과 매너, 그리고 삶의 방법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관심을 먼저 표현하라고 했다고,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올라오는 모든 글들에 대해 무조건 좋아요를 눌러 주라는 것은 아니다. 무분별하게 동의의 표시를 기계적으로 하다보면 주변 사람들은 나에 대해 진실성이 없다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다른 이들의 글들을 읽어보고 재미있게 읽었다거나 긍정의 생각이 들었다면 ‘꼭 그렇다고 생각이 든 경우’에만 “좋아요”를 눌러 주도록 하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이질감이나 괴리감이다. 누군가의 관심을 구걸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고파’서 기계적으로 “좋아요” 표시를 누르고 있는 자신을 떠올리면 스스로에 대해 자존감을 잃어 버리기 십상이다. 물론, 우리가 소셜의 관계성을 가지려는 이유는, 일면 인간 모두가 외로운 존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순간적인 외로움의 해소를 위해 자신의 ‘자존감’을 희생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더 나아가 그렇게 해소된 외로움은 잠시 뒤 더 많은 내적인 “씁쓸함”을 동반한다. 결국 더 많이 외로워진다는 이야기이다.

 

이따금 우리는 주변을 돌아보면서 왠지 우리 자신의 삶은 다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남루하고 초라하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다. 어쩐 일인지 나만 혼자 외롭고 힘들게 사는 것 같은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나, 소셜 속에서 사람들은 그런 기분을 더 많이 느끼는 것 같다. 왜냐하면, 타인의 소셜 타임라인의 사진이나 영상은 왠지 더 멋져 보이고 행복해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나의 이야기에 호응을 해 주건 그렇지 않건 간에 그런 괴리감이 발생 하곤 한다. 다음에 이어지는 영상을 살펴보라. 다소 과장되고 냉소적이지만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끝없이 자신을 초라하게 느끼는 장면이 나온다. (QR코드 참조)



우리가 꼭 기억하야 할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우리의 본질적 가치는 비교 우위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웃긴 이야기 이긴 하지만.... 어쩌면, 우리가 속으로 멋져 보인다고 생각하는 소셜 속의 인물들도 나의 소셜 일상을 보면서 ‘행복해 보인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분명한 사실은 소셜은 하나의 ‘미디어’라는 점이다. TV나 다른 수 많은 매체들 속의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가 ‘멋지다’나 ‘예쁘다’를 연발하는 것처럼, 비슷한 ‘미디어’의 하나로서 소셜 속에는 과대 포장 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허구적인 요소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에게 있어서, SNS 상에서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그저 남들에게 '진실'을 감추려는 몸부림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다. 결국 “나만 빼고 모두가 행복해 보인다.”는 생각은 진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나의 자존감을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나는 그들과는 다른 유의 행복을 누리게 될 수 있다.

 

이제 정리해 보도록 하자. 페이스북과 트위터 이면에 존재하는 외로운 실상을 격지 않기 위해, 우리는 ‘먼저 다가가서 아낌없이 주려고’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자존감이 상실될 정도의 기계적인 관심 표현은 우리를 더 피폐해 지게 할 뿐이다. 그리고, 소셜을 보면서 “나만 불행한 건가?”하는 식의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모든 삶은 본질적으로 가치 있고 아름답고 행복해져야 한다. 자신이 가진 재능과 브랜드를 얼만큼 효과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어필할 것인지는 철저하게 자신의 몫이다. 소셜은 사람의 관계적인 풍요를 위한 도구이지, 본질적인 괴리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우리의 균형잡힌 견해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