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endipity 2022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광개토황 2022. 1. 26. 16:13

"아무리 절망스러운 상황에서도,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운명과 마주쳤을 때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은 잊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것을 통해 인간의 잠재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공포와 싸우면서도 어떤 절망에도 희망이, 어떤 존재에도 거룩한 의미가 있다는 걸 설파한 로고테라피 학파 창시자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한 대목입니다.

과연 온전히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아니 있기는 할까요?
누구나 살다보면 원치 않는 상황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정말 최악의 상황도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자체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오로지 그 상황을 대하는 나의 태도만 바꿀 수 있습니다.
"자극과 반응사이에 공간이 있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의 선택이 우리 삶의 질을 결정짓는다."
빅터 프랭클은 이렇게 정리해주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자극과 반응사이에 있는 공간을 선택할 자유와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더 나은 선택만 하면 됩니다.


오십이 된 이 나이에 삶의 소명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은 내 삶을 어떻게 채워갈 것인가 계속 묵상하고 있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산다는 것은 곧 시련을 감내하는 것이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시련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고 빅터 프랭클은 말합니다.

예전에 배우 박신양은 스타특강쇼 프로그램에서 방송강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그 방송강연에서 엄청난 충격과 감동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다말고 다시 그 방송강연을 보았습니다.

&lt;출처: 사피엔스 스튜디오. 스타특강쇼 박신양 편. https://www.youtube.com/watch?v=q95uYkdpH7k&gt;


강연에서 연기냐? 돈이냐? 고민하던 박신양은 자신이 가장 힘들었던 시절이라고 말하는 러시아 유학 1년차 때 선생님에게 이런 질문을 합니다.
"선생님 나는 왜 이렇게 힘든가요?"
대답 대신 선생님은 러시아 시집을 주면서 공부해보라고 합니다. 그 러시아 시에서 박신양은 이런 질문을 맞이합니다.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박신양은 그 순간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저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묵직한 질문이 있었나 싶습니다. 모두 잠시 멈추고 이 질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언젠가부터 우리 인생은 힘들지 않고 행복해야 된다는 생각들로 넘치기 시작했습니다. 힘든 삶도 내 삶의 일부일텐데, 마치 집단 주술에 걸리 듯 우리는 오로지 행복해야한다는 강박을 느끼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살다 보면 힘든 시간이 힘들지 않은 시간보다 더 많을 수 있습니다. 아마 더 많을 겁니다. 결국 나의 힘든 시간을 사랑하지 않으면 나의 인생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모순에 빠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거죠. 우리는 힘든 시간을 살아가는 방법을, 아니 그 시간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야겠습니다.

이 책을 다시 잡게 된 것도 올해 저의 화두인 세런디피티였습니다. 얼마전 존경하는 후배 김정태 MYSC대표의 페이스북에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책을 다시 읽었다는 포스팅을 보았습니다. 답글에 나도 다시 한번 읽어야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다시 열어 보았습니다.
이 책을 처음 읽었던 시기는 2018년 사업이 망하고 나서였습니다. 이전에 사 놓고는 책장에만 꽂혀 있었던 이 책은 망하면서 책장을 전부 정리하고 책들을 내 손에서 떠나 보낼때 함께 떠났습니다. (지금도 이 시기 버려졌던 천여 권의 책은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업이 망한 후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별 생각들이 다 떠올랐습니다. 긍정의 기운을 버리지 않으려 발버둥쳤지만 한번씩 몰려드는 무력감과 절망감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들. 그 때 극복을 위해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을 버릴 때 그래도 아끼는 책 백여 권은 남겨두었는데, 이 책은 그 속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샀습니다. 책값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무섭게 읽어 나갔습니다. 당시 온전히 빅터 프랭클로 빙의하여 그와 함께 호흡하며 공포와 무력감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 정말 절망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곤 했습니다. 아니 그냥 인생에서 한번은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그 때 처절했던 당시의 생각과 느낌도 온전히 되살아났습니다. 절망적이냐구요? 아뇨. 오히려 더 단단해짐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1984년 개정판 서문에 있는 빅터 프랭클의 말을 인용하며 소명을 찾는 행동에 더욱 집중해야겠다는 다짐해봅니다.

"성공을 목표로 삼지 말라. 성공을 목표로 삼고, 그것을 표적으로 하면 할수록 그것으로부터 더욱 더 멀어질 뿐이다. 성공은 행복과 마찬가지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찾아오는 것이다. 행복은 반드시 찾아오게 되어 있으며, 성공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에 무관심함으로써 저절로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나는 여러분이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이 원하는대로 확실하게 행동할 것을 권한다. 그러면 언젠가는 - 얘기하건대 언젠가는! - 정말로 성공이 찾아온 것을 보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성공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2022.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