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endipity 2022

요가로 시작하는 오십세 운동

광개토황 2022. 1. 22. 13:26

요사남?
요사한 남자는 아니고 요가를 사랑하는 남자 정도로:)

새해들어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는 것이 있다. 독서와 요가.
그 중에서 요가는 내가 생존(?)을 위해 선택했다. 살벌한 표현이다. 그만큼 신경쓰였고 간절했다. 우리나이 오십에 들어서면서 최근 2년동안 몸이 많이 좋지 않았다. 살면서 특별히 운동을 하며 살지는 않았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일거다. 대한민국 오십대 남자하면, 특히 건강, 운동과 연결지어보면아마도 편한 마음이 드는 사람이 많이 없을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다들 일에 매몰되고 음주가무에 과중되는 스트레스. 그 어느 것 하나도 건강에 이로울 것이 없다. 그러고보면 난 건강한 삶을 위해 하지 말라는 것은 다 하고 산 듯하다. 그것도 심지어 아주 많이. 그러니 멀쩡하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다.

오십이 되니 여기저기 아우성이 들려왔다. 몸 구석구석에서 아프다고 소리를 낸다. 그나마 하루 만보를 걷던 다리도 시원찮아 걷기도 포기했다. 무릎은 앉았다 일어설 때 지진 소리를 낸다. 두 다리간에 간격은 트럭이 지나갈 정도로 더 벌어진다. 팔꿈치는 오른팔만 아프다가 이제는 왼팔도 아프다. 목과 어깨는 너무 딱딱해 석고인지 금강불괴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통풍이라는 녀석도 찾아오고 혈압약을 먹은지는 꽤 오래 되었다.

예전에 다른건 몰라도 몸의 유연성 만큼은 자부했다. 그 부드러움이 꽤나 파워로 연결됨을 느껴 힘에도 자신있었다. 그런데 오십 이후에는 내 몸이 이렇게 무뎠나할 정도로 굳어 있었다.어쩌지? 이렇게 가다간 정말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께서도 생전 건강하셨지만 오십 중반에 한번 쓰러지시더니 2년을 넘기지 못한 트라우마도 있다.

그래 내 몸을 위해 건강한 삶을 위해 이제 뭔가 조금씩 풀리는 미래를 위해 운동하자. 아무리 일이 잘 풀려도 쓰러지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건 삶의 민폐다. 하루를 살아도 건강하게 살고 싶어졌다.
그렇게 새해첫날부터 시작한 것이 요가.
예전에 잠시 했던 기억을 되살려보면 현 시점 내게 가장 맞는 운동법이었다. 요즘엔 유튜브에 넘치게 많은 콘텐츠가 있으니 배우기도 쉽지 않나.

첫날 아주 쉬운 요가스트레칭만으로도 온 몸이 찢어지는 느낌이었다. 딱 3일만 하자. 작심삼일 고비를 넘기면 딱 3일만 더하자. 그렇게 21일을 채워냈다. 21일은 습관을 들이는 데 필요한 최소 기간이라고 하지 않나. 그걸 해내니 너무 기쁘다.

조금씩 난이도를 올려가고 있다. 시간도 30분에서 한시간 가까이로 늘려가고 있다. 점점 재미를 느끼고 있다. 여기에 찰떡궁합 명상을 가미하기 시작했다. 아직은 명상을 띄엄띄엄 하고 있는데, 오늘부터는 요가와 명상을 한세트로 묶어보려한다. 심신을 단련하기에 이만하면 훌륭하다.




앉았다 일어서는데 지진 소리가 덜 난다. 목, 어깨는 잠시도 집중하기 힘들 정도로 뭉쳐 있었는데 이제 제법 가볍다. 걷는 것도 별 무리가 없다. 조금전 뛰어 봤다. 확실히 무릎에 충격이 덜 간다. 정말 신기한건 내가 내 몸을 생각하고 건강을 위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 이런 몸이 세런디피티를 만들어낼 오늘, 내일이 설레게 다가온다.


2022.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