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연결의 강한 힘

[황성진의 소셜이야기] 누구나 스타가 되는 시대 – 소셜 아이돌

광개토황 2014. 10. 8. 07:04

 



한때, 나는 SNS 영향력을 가늠하는 평가에서 최상위권에 들었던 사람이었다. 여전히 나는 자타 공인 소셜 파워 0.1 페센트 안에 드는 사람으로 평가 받고 있다. 소셜이 만들어 내는 ‘약한 연결’에 대해 나는 여려 차례 외부 강연을 했다. 나의 강연을 들은 사람 중에는 각계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포함되었다.

 

여기까지 나의 글을 읽고 좀 비위장이 상하는 분들도 있을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요것봐라? ‘누구나 스타가 되는 시대, 소셜 아이돌’을 이야기 하면서, 고작 한다는 얘기가 자기 얘기인 거냐?”하고 말할지도 모른다. 당신 예감이 정확이 맞았다! 하지만, ‘스타’나 ‘아이돌’이라는 단어에 집중하기 보다는 ‘누구나’라는 단어에 집중에 주길 바란다. 나는 스타나 아이돌 같은 사람이 아니라, 여기서 말하려는 ‘누구나’에 해당 되는 사람이다.

 

페이스북으로 어느 정도 이름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나서, 사람들 앞에서 나의 이름에 대해 책임감이 느껴지게 되는 순간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잘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다. 사실, 좀 민망하기도 하고 그렇다. 이미 언급 했듯,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는 건, 개인이 미디어가 되고, 브랜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쑥스럽지만 나도 소셜 파워가 생기면서 그런 걸 많이 경험했다. 어떤 면에서 보면 몸가짐이 조심스러워지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연결된 세상, 공개된 세상에 산다는 것은 스스로를 조심하게 하고 돌아보게 하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나중에는 나 자신이 성장한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전 글에 잠깐 언급이 되었지만, 이쯤해서 내가 담배를 끊으려는 결심을 강하게 할 수 있었던 이유를 이야기 하려고 한다. (창피하지만 필자는 11개월간의 사투끝에 다시 담배를 물었기에 민망한 마음이 앞서지만 사례로 이해하기 바란다.)  소셜 아이돌을 이야기하려는 마당에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 할지도 모르지만, 좀 더 내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떤 연관성을 말하려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2012년 5월 1일... 나는 페이스 북에 담배를 끊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 글을 올리기 전에 사건이 하나 있었는데, 카이스트 강의를 하다가 강의 초반에 쓰러지는 일이 발생 했다. 너무 갑작스런 상황에 주변 사람들은 많이 놀라게 되었다. 그 전날까지 일로써 밤샘을 했고, 그 다음날 하루 종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5시간 세미나를 거의 혼자서 진행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 7시에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강의도중 쓰러진 것이다. 솔직히 정말 무서웠다.

 

그래서 그 때, 계속 이렇게 무리하다가는 죽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건강을 위해 뭐라도 하나는 내려 놔야겠다 싶어서, 담배를 끊기로 결심을 했다. 아는 형과 함께 담배를 끊기 위해 극단의 조치를 취했다. 편의점에서 각자 담배 한 갑씩을 사서 연속해서 6~7개비를 피워댔다. 역시나, 오바이트가 쏠리면서 구역질이 났다. 형과 나는 담배 피우고 싶을 때마다, 토할 것 같은 이 기분, 이 마음을 계속 생각하고 기억하자고 다짐 했다. 페이스북에 다짐을 올리고 결국 담배를 끊어내는 데 성공을 했다! 페이스북에 그 선언을 했던 것은 반(半)공인이 된 상황에서 어딜 가든지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었고, 인지성 책임감에 의해서 좋은 영향을 받고 싶었던 욕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담배를 끊기까지 굴곡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엔 그런대로 잘 견뎠다. 그러다 정 못 참겠다 싶은 위기가 오기도 했다. 그러면 술 한 잔 먹다가 술김에 핑계 대고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그러다 또 결심을 굳히고를 반복 했다. 8월 언젠가는 태풍 때문에 바람이 엄청 불었었다. 그 때 담배 같이 끊겠다고 한 형과 밤새도록 술을 먹었다. 다음 날 정신 차리고 보니, 호주머니에 담배가 네 개비가 남아 있었다. 한 갑의 반 이상을 피워댄 것이다. 완전 필름이 끊긴 상태로 담배를 피우고 만 것이다. 이후 하루 종일 갈등했다.

 

‘이대로 그만두어야 하는 걸까?’

 

갈등하던 끝에 오후 4시 정도 되어, 기어이 밖에 나와서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있었다. 그런데... 어?!! 어떤 여성분이 내 뒤에서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모르는 분이었다. 어정쩡하고 뻘쭘한 느낌이 들던 찰라,

“하하 저 대표님 페친(페이스북 친구)이예요. 아마 잘 모르실 거예요. 매일 대표님 글에 ‘좋아요’ 누르고 있어요!”

“아 예”

어색한 분위기는 그렇게 몇 초동안 다시 흘렀다.

“그럼 또 뵈요. 이사님”

 

그 순간 나는 자동 반사적으로 담배를 끊고, 남은 담배를 구겨서 바로 사진을 찍었다. 나 자신이 그렇게 한심스러울 수가 없었다. 마음속으로 고해성사를 하고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내가 담배를 피우는 걸 보았을지 모를 그 여자 분이 나의 글을 읽어주길 바라면서 말이다. 나의 양심에 호소하고, 나를 신뢰하고 내 글에 공감의 표시를 해 주었을 그 여자분께 용서를 구했다.

 

소셜에 의해 유명인이 된 나는, 그렇게 마음에 묵직함을 느끼며 마음속 결심을 다잡고 있었다. 때론, 나이 많아 뒤늦게 유명인이 된 나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그리고, 나를 지지해 주고 내 글에 공감해 주는 많은 분들께 고마움을 느낀다.

 

“내 까짓게 뭐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