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연결의 강한 힘

[황성진의 소셜이야기] 약한 연결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

광개토황 2014. 6. 24. 10:17

 

 

 

 

우리의 삶은 수많은 인연들로 이루어져 있다. 가깝게는 우리의 가족들이 있을 것이고, 멀게는 명함 한번 주고 받은 정도의 가벼운 만남도 있을 것이다. 당신은 인연을 얼마나 가치있고 소중히 여기는가? 어쩌면, 인연이라는 문제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당신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을지 모른다. 아니, 나는 분명 그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당신이 그걸 느끼든 그렇지 않든 간에 말이다.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런 점을 고려해 본다면 어떨까 싶다. 당신이 최근 가장 자주 만나는 사람들은 어떤 부류의 사람인가? 눈을 잠시 감고 최근에 가장 자주 만나는 5명을 떠올려 보도록 하자. 이 사람들의 연봉을 합산해서 평균치를 구하면 그게 바로 당신의 연봉이다. 너무 갑작스런 말을 쌩뚱맞게 해서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는가? 물론, 나의 이 말은 자신의 재력 가능성을 정확하게 타진할 수 있는 절대 지표는 아니다. 속물 같이 돈을 성공의 유일한 가치 기준으로 보자는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다. 이 시점에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생 가운데서 사람이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때에 따라서, 사람들은 책을 통해서도 영감을 얻고 인생이 바뀌기도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라. 책이란 어떤 사람의 철학과 지혜 그리고 삶이 녹아있는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이것은 저자와의 만남이다. 앞서의 나의 이야기의 요지는, 자신의 성공의 크기가 자신의 주변을 이루고 있는 이러한 모든 요소들의 평균치라고 보면 맞다는 이야기이다.

 

나에게 있어 인생의 터닝 포인트에는 항상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 당신은 어떠한가? 어떤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인생이 극적으로 변화되는 경험들을 맛보고 있는가? 만약 그런 경험을 했다면, 당신의 인생을 극적으로 바꿔 준 그 만남이나 인연은 어떤 종류의 것이었는가? 아버지나 식구, 죽마고우 같은 강한 유대로 연결된 대상이었는가? 아니면, 가끔씩 인사나 주고 받고 명함을 주고 받은 약한 연결에 기인한 것이었는가?

 

마크 그라노베터(Mark Granovetter)라는 사회학자는 인간관계를 크게 두 종류로 구분 했다. 그 두 가지란 강한 연결(Strong ties, 혹은 Bonding relation)과 약한 연결(Weak ties, 혹은 Bridging relation)... 달리 표현하자면, 강한 유대와 약한 유대이다. 강한 연결은 말 그대로 가족, 친구와 같이 강하고 끈끈한 유대로 연결된 인간관계를 말한다. 반면에 약한 연결은 엊그제 명함 한번 주고 받은 사람, 어떤 모임에서 잠시 만난 사람. 동아리에 소속된 사람 등 주로 끈끈한 인연이 아닌 가벼운 만남에 의해 연결된 사람들과의 인간 관계를 말한다.

 

마크 그라노베터는 이러한 역학적 관계가 인생의 중요한 의사 결정과 관련해서도 지대한 영향을 준다고 이야기 했다. 주목할 만한 의외의 사실이 바로 여기에서 도출된다. 그것은, 인생의 중요한 의사 결정 터닝 포인트에서 이 전환의 빌미가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Strong ties(강한 유대)가 아니라, Weak ties(약한 유대)의 그룹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당신은 이런 결과를 예상했는가?

 

이런 결과는, 보통의 경우 우리의 일반적 관념을 깨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생각해서, 우리 모두는 인생의 중대한 결정과 관련해 주변의 강한 유대를 통한 정보들을 중요시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취업에 대한 정보라든지 결혼에 대한 정보들이 오히려 잘 모르는 느슨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 의해 주어진다는 사실에 당신은 동의할 수 있는가?

 

이 사실을 우리의 실생활로 가져와 보면 이해하기가 무척 쉽다. 예를 들어 당신과 비슷한 이해관계를 가진 매우 친한 친구에게 모처럼 만에 생긴 대기업 일자리를 선뜻 소개해 주겠는가? 아니면, 친구보다는 자기 자신이 그 일자리에 필요한 사람은 아닐 것인지를 먼저 검토하겠는가?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이것은 앞으로의 우리의 인생과 관련된 흥미로운 힌트라고 할 수 있다. 강한 연결 안에서는 이해상충현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강한 연결은 기본적으로 동질성을 전제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당신은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영업을 하면서 약한 연결로 이루어진 사람이 아니라, 강하게 연결된 친구나 친척들에게 거절 받고 자존심을 구겨본 경험이 있지는 않은가? 자신을 잘 모르는 사람보다 더 잘 자신을 받아줄 것 같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가 정반대여서 놀란적은 없는가?

 

이 모든 것들이 바로 약한 연결강한 연결사이에 있는 일정한 이해관계의 흐름 때문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비슷한 사람들끼리는 특별한 목적에 있어서 정보 제공자가 경쟁자가 되기 쉽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어떤 모임에 가서 가볍게 명함을 주고 받은 사람을 통해 오히려 더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일들의 진행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우리는 경험하곤 한다. 그런 약한 연결 관계에서 수많은 건설적인 일들이 벌어지게 되어 있다.

 

주목할 만한 사실 하나가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소위 이야기 하는 약한 연결을 만들기 위해 이전 어느 때보다도 유리한 입장에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소셜 네트워크라는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말이다. 지금의 영향력을 갖게 한 나를 만든 거의 모든 인연은 모두 소셜에 의해 만들어졌다. 실감이 안난다고? 이제 나 개인적으로 경험한 소셜 속의 짜릿한 인연들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