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endipity 2022

어떻게 기억되고 가시렵니까?

광개토황 2022. 1. 2. 15:30

누군가를 기쁘고 즐겁게 해주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내 안에는 이런 마음이 늘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또 한켠에는 항상 무대 중앙에서 주인공이 되는 삶을 꿈꾸었습니다. 무대 중앙에서 시선을 사로잡고는 남들을 기쁘고 즐겁게 해주는 삶. 그것이 늘 꿈꾸던 삶이었습니다.

만일 이런 삶을 직업으로 옮기면 연예인, 스포츠 스타, 방송인, 정치인 같은 삶을 살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제 삶에 이런 삶은 없었습니다. 참 좋아하고 기쁨을 느끼는 일을 통해 직업생활을 할 용기가 없었습니다. 또한 그런 방법을 몰랐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직업을 삼고 살고 싶은 마음이 있을겁니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그런 축복받은 삶을 사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럼 남은 삶도 그래야 할까요? 지금 변화를 이뤄내지 못하고 살던 대로 살면 행복할까요? 내 나이 오십에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집니다.

 

"나이 사십에 미움을 보인다면 그것은 이미 끝난 것이다." <논어, 양화편> 26장

<논어, 양화편> 24장에 남에게 미움받는 7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남의 단점을 들춰내는 사람, 윗사람을 비방하는 사람, 용기있지만 예의가 없는 사람, 융통성이 없는 사람, 스스로 지혜롭다고 여기는 사람, 나쁜 짓을 하며 자신은 용감하다 생각하는 사람, 남을 혹독하게 공격하고 그것이 정직이라 생각하는 사람.

자신의 출세를 위해, 때로는 가족을 위한다는 명목하에 위와 같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일입니다.

남에게 미움받아 가며 이룬 삶이 과연 행복할까?하는 생각이 들며 제 삶을 깊이 돌아봅니다.

 

공자님은 사십의 나이를 불혹(不惑)이라 말씀하셨습니다다. 말 그대로 돈, 사람, 생각 등에 흔들리지 않는 것. 그러면서 마흔이 되어서도 미움을 산다면 그 인생, 더 이상 볼 것이 없다고 하신거죠.

그런데 요즘 시대와 공자님 시대의 나이는 조금의 보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흔히들 지금 나이에 0.7이나 0.8을 곱하면 옛시대 나이와 어느 정도 매치가 된다고들 합니다. 저는 0.8을 곱해 봅니다.

공자님께서 불혹을 말씀하셨던 사십의 나이는 지금 시대를 사는 오십의 나이가 어느 정도 맞아 보입니다. 위에 말을 적용해보면 "나이 오십에 미움을 보인다면 그것은 이미 끝난 것이다."

 

그렇다면 제 나이가 이제 불혹일진대, 과연 불혹의 삶을 살고 있는지, 누군가에게 미움을 사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를 미워하며 후회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은지 돌아봅니다. 현대 사회에서 나이 오십은 학업을 마치고 서툰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며 20년 넘는 시간에 걸맞는 자신만의 브랜드가 형성되어야할 시기입니다. 하지만 눈 앞에 문제를 해결하기에 급급한 삶을 살다 보면 자신을 규정할 만한 브랜드도 하나 형성되어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내 명함에 새겨진 다양한 수식어를 제외하고 이름 석자만으로 떠 올릴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없다면 우리 살아온 시간들이 과연 보람된 시간이었을까요? 나름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싹한 기운을 지울 수 없습니다.

 

오십입니다.

더 이상 남의 눈을 의식할 필요없이 내 안에 소명을 다하며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갈 일을 찾고 그 일에 매진해야겠습니다. 육십, 칠십, 팔십이 되어 더욱 빛나게 될 나만의 길.

우리 나이 오십에는 이 길을 여는 첫걸음을 떼기에 딱 좋은 나이입니다. 더 이상 머뭇하기엔 아까운 시간들입니다.

십년전 내 묘비명에 무엇을 새기고 갈까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때 만든 묘비명. "잘 놀다 갑니다"

이 말을 진정 새기고 싶습니다. 남을 기쁘고 즐겁게 해주며 내 삶을 기쁘고 즐겁게 만들 삶. 그것이 오롯이 내 브랜드가 되는 그런 삶을 깊이 새겨 봅니다.

 

오래전 앱으로 만든 나의 묘비명

 

 

2022.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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