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endipity 2022

진짜 내가 원하는 게 머야

광개토황 2022. 1. 5. 08:54

"빨리 하려고만 하지 말고, 작은 이익을 보려고 하지 마라. 빨리 하려고 하면 달성하지 못하고, 작은 이익을 보다 보면 큰 일을 이루지 못한다."

<논어, 자로편 17장>에 나오는 공자님 말씀이다.

 

나는 작은 이익을 탐하지 않고 대승적으로 생각하며 큰 일을 도모하고 있다고 크게 착각하고 살았다.

 

지난 10년 정도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나는 일의 속도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다. 

"말씀 다 끝나셨나요? 그럼 이틀안에 액션!"

나와 미팅을 해 본 사람들은 이 말을 기억할 것이다. 어제 만난 후배와의 대화 속에서도 이 표현은 회자되었다.

사실 이 표현을 즐겨하고 실제 적용했던 이유는 심플했다. 아주 린lean 하고 애자일agile 하게 가설을 검증하고 빠르게 문제점을 개선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머리속으로만 생각했던 가설들이 시장에서는 잘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이런 태도를 가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것이 작은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거창(?)하게 생각했지만, 시간이 흘러 되돌아보면 솔직히 내 안에는 빠르게 뭔가를 만들어야한다는 조바심이 더 컸던 것같다. 그야말로 당장의 성과를 내려는 작은 이익을 탐했던 것이다.

 

빨리 하려고 하면 목표는 달성하지만 원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빠르게 제대로 해낸다면 좋겠지만 서두르다 보면 분명 헛점이 나타나게 된다. 살다 보니 알게 된 것은 '될 일이라면 때가 되면 다 되더라'는 것이다. 제대로 숙성할 시간도 필요한데 그 시간을 견뎌내는 인내심이 부족했던 것이다. 조급한 마음에 아주 작은 이익을 탐하는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그 이익이 큰 삶의 변화를 안겨다 주는 것도 아닐진대.

차라리 하나의 가능성에만 목매달지 않고 그것이 안 되더라도 다른 가능성을 만들어 놓았더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묵묵히 기다려내는 용기를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오십이란 나이, 조급증이 날 만하다. 딱히 이룬 것도 없다는 생각에 더욱 조바심이 생긴다.

하지만, 남은 인생을 냉정히 계산해보자. 요즘 분위기로 보면 최소 30~40년은 더 살아야 한다. 그 시간은 학업을 마치고 지금껏 살아온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이다. 결코 덤으로 사는 인생이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속도보다 방향이다. 공자님께서 오십은 '지천명(知天命)'이라 하지 않았나. 하늘의 뜻을 알고 행하는 나이다.

 

"내 인생의 과업이 무엇인가?"

 

 

2022.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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