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사람이 착한 사람이고, 착해지기 위해서는 독해져야 한다. 우리의 일상적인 관념으로 볼 때 이 말은 다소 역설적으로 들리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독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독함이란 어떤 것일까?
우선 나는 독한 사람과 사악한 사람을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해치는 범죄자들, 가족이나 친지, 친구의 가련한 처지를 돌아 보지 않는 무정한 사람들은 내가 보기에 독한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두려움에 사로잡혀 정당하게 승부하지 못하는 나약한 패배자일 뿐이다.
그리고 절반쯤 독한 사람들도 있다. 생활에서 지독한 면모가 있고, 범죄자나 사악한 사람이 아니지만, 그 목표가 개인의 이해관계에 집중된 사람들은 절반만 독한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물론 부자가 되거나 높은 지위에 오르는 등의 개인적 성취는 그 자체로 나쁜 목표도 아니고, 지독한 노력이 있어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공헌'이 빠진 개인적 이해관계만을 지향하는 것은 복잡하고 다양하고 힘든 관계와 상황 속에서 주변을 배려하는 삶을 지향하는 것보다는 쉽고, 덜 힘들다. 따라서 절반만 독한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독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독한 사람들은 숭고한 가치를 지녔다. 자신의 신앙과 신념, 인류애와 애국심, 이웃을 향한 사랑을 위해서 기꺼이 목숨을 던지고 고통을 감내한다.
그들은 높은 목표를 세우고, 여기에 집중한다.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돌진한다. 장해가 되는 것들조차 두려워하지 않는다.
독한 사람들은 높은 이상을 실현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서울 정도로 자기 자신을 계발한다. 열심히 공부하며 실력을 쌓고 자신의 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처절하게 노력한다.
독한 사람들은 절제와 인내의 달인들이다. 그들은 진정으로 좋은 것을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버리고 포기해야 함을 아는 사람들이다. 심신이 피로하고 유혹이 거세지만, 그들은 안일함과 순간적 쾌락의 올가미를 뿌리치고 앞을 향해 나아간다.
독한 사람들은 장해와 상처, 고통 앞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이들에게 삶의 고비들은 트레이닝의 계기일 뿐이다. 그들은 난관과 두려움을 넘어서서 새로운 성취를 지향하고 그것을 이루어낸다.
독한 사람들은 노력한다. 천부적인 재능이 부족하더라도 몇 갑절, 아니 몇십 갑절의 노력으로 그것을 보완하려 시도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처절하거나 어리석어 보이지만 그들은 그 과정을 즐긴다.
독한 사람들은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알뜰하다. 그들은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는 검약의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써야 할 때 과감하게 쓰고, 가치 있는 것을 위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놓는다.
독한 사람들은 타인들에게도 독하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독한다. 그래서 때로는 거절도 하고, 원하는 것을 주지 않기도 한다. 이들이 매정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진심 어린 배려심이 있다. 그들은 곧 사라지거나,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무언가를 주기보다는 항구적인 도움을 베풀려고 마음을 쓰고 그것을 실천한다. 그래서 이들은 결코 무정한 사람들이 아니다.
불의와 부정을 저지르지 않고, 자기 한 몸 챙기고 살기에도 버거운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타인을 배려하고 공헌을 하며 사는 것은 정말 힘들다. 그러려면 독해져야 한다. 독한 사람들은 존경받아야 하며, 우리는 독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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