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진의 독서

[황성진의 독서] 조성문의 '스핀 잇'

광개토황 2014. 6. 16. 14:40

세상을 빠르게 돌리는 자들의 비밀 '스핀 잇'


이 책의 저자는 오라클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있는 조성문님입니다.




IT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이 분의 인사이트 있는 글을 자주 접하실 겁니다. 오래전부터 '조성문의 실리콘밸리 이야기'( http://sungmooncho.com )를 개인의 블로그를 통해 전해주고 또한 이메일 서비스도 제공하기 때문이죠. 실리콘밸리의 생생한 소식을 놓치기 싫으시면 구독해 보세요.


저 역시 이메일로 구독하다가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언젠가부터 이메일 구독이 안되어 한동안 소식을 놓치고 있었죠. 그러다 우연히 중요한 IR(투자미팅)을 앞두고 검색을 하다가 조성문님의 글을 접했습니다. 그 내용이 미팅에 아주 유용했음은 두 말할 나위 없구요^^ 

왜냐하면 그 날 만날 분의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이죠.

그 글이 궁금하시면 '스토리가 중요한 이유' http://sungmooncho.com/2012/11/12/why-story-matters 를 보세요. 


이 책은 그간 블로그에 올린 글과 새로운 글로 채워져 있습니다.

I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저로서는 영감(Inspiration)을 자극하는 글들로 가득하였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면 일독을 권합니다.


이 책 맨 처음 나오는 '스핀 섬 이야기'입니다.



저 멀리 모든 것이 다 갖추어진 섬이 있다.

먼저 차지하는 자가 주인이 된다.


한 사람은 운동화 끈을 조여매고 타박타박 그 섬을 향해 걸어간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으나, 옆도 뒤도 보지 않고 성실하게 걸어간다.


한 사람은 마차를 타고 말을 열심히 채찍질하면서 빠르게 간다.

말이 지쳐 쓰러질지도 모르지만, 걷는 자보다는 빨리 도착할 것이라 장담한다.


한 사람은 자동차를 타고 쌩하니 더 빠르게 추월한다.

공기는 탁해지고 사고 위험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빨리 섬을 차지할 자신이 있다.


한 사람은 가만히 컴퓨터 앞에 앉아 생각한다.

그리고 '스핀 잇!' 한다.

아름다운 섬은 그에게 다가왔고, 그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가족과 친구 모두와 그 섬에서 행복하게 산다.


IT세상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세상이 발전하는 속도를 더 빠르게 해서

모두가 그 풍족함을 함께 누릴 수 있게 하는 것.

IT를 알면, 이제 당신도 세상을 '스핀'할 수 있다.



이 이야기만 보아도 저자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잘 알 수 있다.


1장의 제목은 아주 직설적이다. 'IT를 모르면 지금은 불편하지만, 미래엔 불행해진다'

깊이 공감하는 대목이다. 부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뀌고 있고 뉴욕시장과 영화배우가 코딩을 배우기 시작한 이유를 보여준다. 


2장에서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창업스토리가 펼쳐진다. 그들의 첫걸음이 어떠했는지 잘 나오니 스타트업 운영자들은 새겨볼 필요가 있다.


3장에서는 무슨 일을 하고 있든 실리콘밸리 창업가 마인드를 가지길 당부한다. 우주 역사상 '지금'이 가장 창업하기 좋은 때라고 설파하며 내 회사를 차리는 법까지 상세히 나온다. 젊은 창업가들이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여기에 나오는 '취업도, 창업도 스토리 없이는 불가능하다' 는 글은 많은 사람들이 꼭 읽어보길 바란다. 위에 걸어놓은 링크가 이 글의 주원료이다.


4장에서는 IT비즈니스 지식 속에서 최신 경영 트렌드를 읽어라고 한다. 미국과 한국의 M&A문화의 차이, 대중은 '새로움'보다 '편리함'을 원한다. 같은 글은 깊이있게 새겨볼 필요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좋아하고 외고에서도 영어를 전공했던 그가 정작 미국에서 영어로 고생한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부록에서 자신만의 '스핀'한 영어공부법을 실어 놓았다.


이 책의 많은 부분에 밑줄을 치고 포스트잇을 붙이며 정리해보았지만 내겐 202페이지에 나오는 이 글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번엔 이렇게 실행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건 조성문님이 2009년 MBA수업시간에 만났던 '사업계획서 개발'이라는 수업의 내용이었는 데 비즈니스플랜은 다음과 같은 순서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비즈니스플랜 리스트


1. 무엇이 문제인가?

2. 현재 솔루션(또는 경쟁자들의 제품)들은 그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는가?

3. 당신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4. 당신이 이 문제를 기존의 회사들보다 더 잘 해결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증거를 대라.

5. 해결할 경우, 시장은 얼마나 큰가? 수백억 원짜리 시장인가, 수십조 원짜리 시장인가? 프로젝션해보라.


이것만으로도 난 이 책에서 본전 아니 그 몇 백배의 맛을 보았다. 언젠가 조성문님을 만나면 정말 근사한 식사를 대접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겠다.

스타트업 운영자, 또는 창업을 준비중이신 분은 꼭 일독해보시기 바랍니다.